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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제주도를 가게 되었다.
주최하던 작업 모임인 클럽데모(@clubdemo)가 지원받던 사업이 종료되고 마무리 겸, 놀러 가고 싶었고 추워지기 전에 막연하게 캠핑을 하고 싶었다. 사실 완전한 캠핑을 하기에는 갖춰진 장비도 전무하고 관련 지식도 걸음마 수준이라 서울 근교의 대여가 잘 돼있는 캠핑장을 생각했었다.
이리저리 찾아봤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곳 찾기가 어려웠다. 이왕 가는 거 잘 다녀오고 싶은 마음인데, 그 마음을 충족시켜줄 만한 곳은 캠핑이라는 카테고리에서 선택의 폭이 너무 좁았다. 특히 글램핑이라고 나와 있는 것들은 뭐랄까.. 마치 호텔 아닌 호스텔 같은 느낌이랄까.. 썩 좋은 느낌이 아니었다.
결국 구글링으로는 한계가 있어 가끔씩 구경하는 스테이폴리오에 들어가 보았다. 마침 어라운드 폴리가 프로모션 진행 중이었는데, 7만원 정도 아낄 수 있었다. 내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쏙 들었고 예전에 다녀온 어라운드 빌리지도 좋았기 때문에 열심히 일정을 추전해보았다. 근데 일정을 맞춰보고 의견 조율 하다보니 프로모션 기간이 딱 하루 지나난 뒤에 예약을 해서 할인을 못 받게 되었다.
아쉽. 쩝.
일주일 전에 본 일기예보는 분명 맑았는데, 전날이 되니 다녀오는 일정 동안에만 비가 오는 날씨였다.
역시 일기중계.
오랜만에 탄 비행기와 구름 낀 서울 하늘을 뚫고 올라온 하늘 풍광은 코와 눈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여러 모습의 구름들을 보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제주도는 건물들이 높지 않아 너무 좋다.
하늘이고 바다고 숲이건 모든 풍경을 넓게 볼 수 있는 느낌.
제주 공항에 내려, 렌터카 업체로 셔틀 타고 가서 차량 인수받고
이마트 신제주점에서 열심히 장을 보았다.
포장 박스가 재활용들이 비치돼있지 않고 별도로 천원을 내고 박스를 구매해야 했다.
그래서 그냥 3천원 보증금을 내고 장바구니를 빌렸다.
어라운드 폴리에 도착하니 저녁 8시가 넘었다.
우린 롯지 트윈 B를 이용했다.
일요일이라 우리 밖에 없는 것 같았다. 조용...
마침 도착하니 비가 줄어드는 것 같아 서둘러 저녁 준비를 하고
난 옵션으로 대여한 웨버그릴을 확인하고 숯을 태우기 시작했다.
(비가 계속 오락가락해서 대여 여부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전화가 왔었다.)
웨버그릴 사용법은 어라운드 폴리 블로그에 잘 나와있다.↓
https://blog.naver.com/aroundfollie/221248014181
숯을 태우니깐 뭔가 바비큐 하는 기분이 나서 조금 신이 났다가
다시 비바람이 불어서 이리저리 비를 피해 옮기고 뚜껑을 덮어가며 준비했다.
바깥 테이블에 식사 준비를 했다.
예전 어라운드 빌리지에서 바비큐 했을 때는 생각 이상으로 잘 돼서 좋았는데
이번에는 숯이 비도 좀 맞고 그래서 화력도 약하고 금세 죽어갔다...
먹을 때 흐름 끊기면 안 되는데, 아쉽.
어느 정도 먹고 난 먼저 2층에 있는 노천 욕조에 물을 받아 두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니 노천 기분 내기 더 좋았다.
욕조가 다리 쭉 뻗을 만큼 크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작은 건 아니라 몸을 푹 담그고 욕조 물에 빗방울 떨어지는 거 구경하니 노천 느낌+10
이건 내가 미처 확인 못한 부분인데, 우리가 묵은 롯지 트윈은 전기온수기를 사용해서 온수량이 정해져 있었다.
그래서 내가 욕조 사용과 샤워를 마치고 두 번째 욕조 물을 받는데, 중간부터 온수가 안 나왔다. 욕조는 나만 체험한 걸로.
나 빼고 다른 사람들은 미적 차가운 물로 씻었다...(미안) 온수 재충전까지 5시간 정도로 안내돼있었는데, 그 정도 걸렸던 거 같다.
게다가 샤워기는 고정형 해바라기만 있어서 강제 샤워할 수밖에 없다.
라이브 에이드 편집 영상 보고 영화보다 보니 3시가 넘었다.
하나 둘 잠자리에 들고 난 1층 바닥에서 잤다.
(롯지 트윈은 4인인데, 우린 2인 추가를 해서 접이식 매트리스와 이불, 베개를 받았다.)
서너 시간 자고 알람에 일어나 눠있었다.
비구름이 지나가는지 볕이 들어오기 시작.
일어나 2층으로 올라가 바깥 구경을 했다.
좋다.
점점 구름이 개고 맑아지고 있었다.
하나 둘 커피를 내리고 아침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중식 레스토랑 유니폼 같은 한국화와 아보카도 킬러.
난 어제 제대로 구경 못한 방들을 다시 구경했다.
롯지 방 구조가 외형만큼 귀엽다.
이렇게 사선으로 된 벽이 많은데, 생각보다 불편한 점이 없었다.
열심히 아침을 준비해주시고
열심히 아침을 먹었다.
조용하고 해가 뜨니 기분 좋은 아침 식사였다.
시간이 남으면 여유롭게 둘러보고 싶었는데, 부랴부랴 체크아웃 준비하고 나왔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공간이었다.
어라운드 빌리지에 이어 어라운드 폴리도 좋은 경험으로.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여유 있게 묵고 싶다.
어라운드 폴리 1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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